이노베이션 아카데미는 성공할 수 있을까?

 에꼴 42를 벤치마킹해 한국형 고급 개발자를 양성하겠다는 목표로 출범한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나도 관심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는데, 한국에 맞게 수정된다고는 해도 에꼴 42를 기초로하는 시스템이 한국의 풍토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할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게 된다. 

 올해 11월 첫 교육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데 대해서는 학생 선발도 시작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스템이나 교육환경이 완비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있지만 이것은 시간을 들이면 해결되는 문제다. 이런 사소한 문제는 가볍게 넘어가고 에꼴과 한국의 차이를 중심으로 필연적으로 나타날 문제를 이야기해보자.

 첫째로 에꼴의 핵심 중 하나인 토론 문화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처음 만난 사람과의 논쟁도 어려워하지 않고 토론을 통해 모르는 것을 알게되는 일은 한국 학생들이 익숙해진 방식과는 분명 차이가 있을 것이다. 

 둘째는 '배워서 남주는' 문화가 한국에 자리잡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에꼴에서는 Peer to peer, 즉 학생들간의 교류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기를 요구한다. 이 경우 대부분은 모르는 사람이 알고 있는 사람에게서 배우는 식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때 가르치는 사람은 말 그대로 '배워서 남줘야' 한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경쟁에 익숙한 한국 학생들에게 내가 힘들여 배운 것을 남에게 그냥 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이외에도 분명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다수 존재할텐데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에서 이들을 어떻게 풀어 잘 엮어낼지 기대하고 있다. 정말로 한국에서만큼은 에꼴을 뛰어넘는 교육시스템이 만들어져 굳이 다른 곳에 갈 필요가 없게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