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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5일 전남대학교에서 열린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설명회에 다녀왔다. 이민석 학장님이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의 설립 취지부터 입학 과정까지 2시간 가량 설명하셨다. 예상보다 참가 인원이 적어 쉬는 시간에 학장님과 독대할 수 있었다. 설명회에서 알게 된 것을 적어본다. 1.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는 42에 라이센스 비용을 지불하고 그 교육 시스템을 이용한다. 따라서 입학 절차도 동일하며 입학 시험 시 제시되는 과제나 학습 자료는 번역되지 않은 영문 그대로 제공된다. 2. 현재 미국이나 프랑스 등에 설립된 42 소속 한국 학생들을 멘토로 초빙할 계획이라고 한다. 3. 42 네트워크에 소속된 타 지역 학교들과의 연계나 교환학생 등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 4. 기업과의 연계를 교육에 접목할 계획이다. 5. 교육..
밤이 물러간 자리에 여느 때와 같이 낮이 들어선다. 어젯밤 서로 구분되지 않았던 것들이 저마다의 색을 뽐낸다. 찬란하다. 이름 모를 나무들이 빛과 그림자를 가지고 장난치 듯 흔들린다. 그 기교가 참 아름다워 한참을 넋을 놓고 바라봤다. 문득, 아름다운 것과 가치있는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한다. 아름다움은 조화로부터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조화는 각각의 요소의 분명한 구분 위에 생겨난다. 다시 문득, 낮과 밤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고 느낀다. 밤의 평등함을 알기에 낮의 아름다움이 더욱 빛난다. 그리고 분명 낮의 찬란함을 알기에 밤이 주는 편안함을 느꼈을 것이다. 참으로 조화롭다. 수많은 자극과 따라오는 상념들. 그 중에서 단 한 가지를 명심한다. 내가 보는 세상이 전부라고 생각하지 말 것.
하루의 끝. 조명을 끄고 커튼을 내린 뒤 이어폰에서 흐르는 나지막한 피아노 소리와 함께 눈을 감는다. 눈을 감으면 내가 밤에 안긴다는 느낌을 받는다. 따뜻하진 않지만 부드럽고 포근하게. 상념에 잠긴다. 밤에 대해 생각하다 문득 낮의 적나라함을 떠올린다. 그리곤 이내 낮과 밤을 비교하며 빠져든다. 밤은 평등하다는 생각을 했다. 아름다운 것과 못난 것, 가치있는 것과 하찮은 것, 바람직한 것과 그렇지 못한 것. 밤이 되면 그들을 구분하는 기준은 사라진다. 빛과 그림자의 구분이 무의미한 지금, 못난 것도 아름다운 것도 없다. 그저 밤에 안길 뿐이다. 생각은 다시 나에게로 돌아와 나를 보게 만든다. 걱정도 기대도 없다. 편안하다. 계속해서 떠오르는 생각들. 오늘을 생각한다. 보람찬 하루였다. 문득 아쉬움 같은 ..
다른 것도 아니고 이게 문제가 될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많은 사람이 공감하진 못하겠지만 대한민국에서 중졸 학력은 제한이 정말 많다. 특별한 근거 없이 나이에 제한을 두는 경우도 상당하다. 사실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 것이 사실이다. 대한민국에서 17살에 고등학교에 재학하지 않는 사람은 소수니까. 그러나 에꼴42를 벤치마킹한다는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에서 학력에 제한을 둔다는 것에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당초 이노베이션 아카데미가 거론될 때부터 전공, 학력, 국적, 나이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표명하지 않았나. 학력에 제한을 두는 것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학습에 필요한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면 선발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인 일이다. 허나 이는 해당 교육에 특정 지식이나 선행 교육이 필수적이고 교육기..
에꼴 42를 벤치마킹해 한국형 고급 개발자를 양성하겠다는 목표로 출범한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나도 관심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는데, 한국에 맞게 수정된다고는 해도 에꼴 42를 기초로하는 시스템이 한국의 풍토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할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게 된다. 올해 11월 첫 교육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데 대해서는 학생 선발도 시작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스템이나 교육환경이 완비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있지만 이것은 시간을 들이면 해결되는 문제다. 이런 사소한 문제는 가볍게 넘어가고 에꼴과 한국의 차이를 중심으로 필연적으로 나타날 문제를 이야기해보자. 첫째로 에꼴의 핵심 중 하나인 토론 문화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처음 만난 사람과의 논쟁도 어려워하지 않고 토론을 통해 모..
자신을 객관화하는게 굉장히 중요하고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파악해 목표를 설정하면 살아가면서 큰 실패를 겪을 일이 줄어들지 않을까. 어렸을 때부터 똑똑하다는 말이 늘 따라다녔고 가끔은 천재 소리도 들었는데, 갈수록 범인이 되어버리는 것 같아 지금의 나를 객관적으로 알고싶어 아이큐 테스트를 알아봤다. 아쉽게도 멘사 한국 지사의 테스트 자격조건 중 만 19세 이상만 응시 가능하다는 항목이 있어 단념했다.
별 생각 없이 노트북을 열어 자판을 두드리다 검색창에 이렇게 적혀 있는 걸 보고 새삼 놀랐다.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가며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 되리라는 희망을 가졌던 날들이 너무나 멀게 느껴진다. 이대로 시간이 지나면 그때의 나는 그저 찬란했던 옛 이야기가 되어버릴 것 같다는 생각에 조금 무서워진다.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 말 그대로 당장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뜻이나 좀 더 생각해보면 미래에 대한 계획이나 꿈이 없고 무엇을 시작할 의지도 없는 암울한 상태에서나 나올 법한 말이다. 우습게도, 답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나를 알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계획을 세운 뒤 작은 일부터 하나하나 실천하면 되겠지. 그러나 이 일련의 과정을 시작할 의욕이 지금 내겐 없다. 답도 없는 이 무기력함을 어떻..